




모레츠 우주해적(맹렬 우주해적) 최종화, 그랜드 크로스 3척 vs 해적 함대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집니다만, 의외로 그랜드 크로스가 별로 맥을 못추더군요. 정확히 말해, 그랜드 크로스
의 성능 자체는 압도적으로 뛰어난데, 그걸 혼자서 지휘하는 '쿼츠'인가 하는 소녀의 능력이
마리카에 비해서 상대가 안될 정도로 형편없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일웹에서는 함선의 성능
에 너무나 의지하다 보니 방심해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옹호론도 나오고
있습니다만, 글쎄요. 아무리 봐도 이번편에서 쿼츠는 그냥 성능빨로 들이대다가 허무하게
박살이 나버린 듯한 느낌이 강한지라, 방심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원래 실력이 그것밖에는
안되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일웹 일각에서는 성우 장난으로 소마 보급이 부족해서 패한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더군요. OTL)
벤텐마루의 쿠리에가 손발 다 써가면서 한꺼번에 4개의 키보드를 조작, 전자전을 지휘하는
가운데, 해적들의 일사불란한 협공으로 그랜드 크로스를 차례차례로 격침시켜 나갑니다. 마
지막에는 마리카가 기함으로 침입하여 백병전으로 함선을 빼앗으려고 하자, 쿼츠는 어쩔 수
없이 함선을 자폭시키고 튀어 버립니다. 보스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싱겁게 끝난 느낌,
쿼츠가 좀더 넓은 우주에서 다시 만나자는 말을 남긴 것으로 보아 진정한 결전은 극장판에서
벌이려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뤼에르와 요트부 멤버들이 오데트 2세를 타고 도와주러 왔
을 때는 이미 싸움이 끝난 뒤... 이렇게 일방적으로 두들겨 패다가 끝나는 보스전도 참 오래간
만에 봅니다. 너무나도 마음 편히 지켜볼 수 있었던 최종 결전이었던 듯. (쿨럭)

한편, 이번편에 나온 마리카의 백병전용 복장이 묘하게 에로틱하지 않느냐면서 일웹에서 화제
더군요. TV판 마지막화 답게 서비스씬이 제법 인상적입니다. (므흣)

백병전 얘기가 나왔으니 말입니다만, 이 친구는 그냥 복장만 닌자 컨셉이 아니라, 진짜 닌자
였습니다. 닌자 해적인가요? orz

그리고 그뤼에르가 아예 수수께끼의 가면 해적을 '곤자에몬 선장님'이라고 불러버렸으니, 이제
는 빼도 박도 못하고 마리카의 아버지 확정. 죽은 척(?)하고 가면을 쓴 채 활약중이었군요. 대체
왜 그던 걸까요? 그와 관련된 수수께끼 또한 극장판에서 밝혀지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어쨌든
이리하여 마리카는 당분간 여고생 해적 노릇을 계속하기로 하고, 치아키는 아버지의 공인(...)을
얻어 마리카와 함께 하기 위해 다시 전학. (일웹에서는 '딸을 시집보낸 아버지!'라는 평이 나오더
군요.)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는 마무리되며, 마지막으로 극장판 결정 소식이 뜨면서 최종
화가 완전히 끝이 납니다.
총평을 해보자면, 일단 초반에는 기존의 흔한 우주 SF 애니메이션과는 좀 다르게, 무조건 맞붙어
싸우기 보다, 원거리에서 전자전 등을 이용한 지략 대결이나 수읽기 싸움으로 가능하면 싸움없이
상대를 제압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여 호불호가 갈렸는데요. 지루하다는 평도 있었지만, 오래간만
에 보는 제대로 된 SF 묘사라면서 호평을 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특히 좀 나이가 많이 든 팬들로
부터 고전적인 SF 애니메이션의 향수가 느껴진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마지막
부분에서 오리지널 전개로 '그랜드 크로스'와의 결전 에피소드가 나오면서 화끈한 포격전이 전개
되었고, 많은 팬들로부터 '바로 이런 걸 기다렸다!'면서 큰 호평을 받기도 했죠. 아, 물론 반대로...
마지막 부분의 오리지널 전개는 맹렬 우주해적 답지 않아서 인정할 수 없다는 의견도 전혀 없지는
않았습니다만... OTL
개인적으로는 정교한 SF 묘사나 모에한 캐릭터들, 그리고 훌륭한 메카닉 및 배경 작화 덕분에 꽤
즐겁게 본 것 같습니다. 서비스씬은 상당히 절제되어 있었지만, 그건 또 그것 나름대로 즐거웠던
것 같네요. 이 작품에서 심심하면 노출 서비스씬이 튀어나온다거나 하는 것은 아무래도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을테니까 말이죠. 그런 의미에서 마지막화의 마리카 백병전 복장은 상당히 마음에 들
었습니다. 이제 극장판도 확정되었으니 만큼, 과연 어떤 얘기가 나올지 기다려지는데요. 마리카의
아버지가 왜 죽은 것으로 위장하여 가면을 쓴 채 활약하게 되었는지와 관련된 이야기가 다루어지
려나요? 기대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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